[경기도용인] 김수환 추기경묘역을 찾아 (용인천주교공원묘지)
2021.10.04_ 김수환 추기경 묘역
어머니가 돌아가신 아버지가 보고 싶다고 하셨습니다
용인 천주교 공원묘지에 안장된 아버지께 인사를 드리고 어머니와 함께 이야기를 나누다가 김수환 추기경 묘역을 찾았습니다.
어머니의 기분이 한결 나아지는 것 같아 다행이었어요.아버지를 여읜 지 3년이 됩니다. 문득 아버지가 보고 싶을 때가 있어요. 그럴 때는 주말 아침 일찍 무덤을 찾아가곤 합니다. 아버지 사진을 보고 앉아있을 때도 있고, 캠핑의자를 열고 혼자 조용히 아버지 앞에 앉아 책을 읽어오기도 합니다.
오늘 서울 모처에서 동생의 결혼을 앞두고 상견례가 있었어요. 아버지의 빈자리에 오빠인 제가 대신 참석하게 되었습니다. (친척 노인보다 젊은 제가 자리하는 것이 어색했지만, 어머니가 원했고, 친척 노인도 동의를 해주셔서 가능했습니다.) 오래 전부터 두 분이 함께 기다리던 기쁘고 소중한 날이어서 어머니는 아버지가 더 그리웠을 것입니다.
아침 일찍부터 어머니는 아버지가 보고 싶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상견례를 마치고 아버지가 계신 용인 천주교 공원묘지로 출발했습니다 어머니는 아버지 사진을 보고 어린 아들이 짝을 봐서 너무 좋다며 당신도 축하해주고, 앞으로는 더 편하게 대해 주세요라고 말했습니다. 그 모습을 보고 있으면 눈물이 날 것 같았습니다.)아버지와 시간을 보내고 어머니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두 아들을 키우는 이야기를 하면서 저는 그동안 몰랐던 동생과 어머니의 에피소드도 들었습니다. 역시 제가 지금 느끼듯이 막내가 주는 기쁨이 있거든요.
그때까지는 몰랐지만 용인 천주교 공원묘지에는 김수환 추기경을 비롯한 성직자 묘지도 함께 있었습니다. 검색해보니 아버지 무덤 바로 앞 언덕에 있던데요. 그래서 어머니 마음도 달랠겸 들려서 인사드리고 가기로 했습니다.
공원묘지가 잘 보이는 곳에 성직자묘지가 있어요 입구 앞에는 사제 묘비가 있고, 안쪽 제단 앞에는 추기경 묘비가 따로 있습니다.추기경님의 묘비 앞에서 어머니와 나란히 서서 기도를 했습니다.선종하신 정진석 추기경님의 묘비도 김수환 추기경 옆에 위치하고 있습니다.잊고 있었던 일화지만, 제가 견신성사를 받았을 때 김수환 추기경님께서 직접 성사를 주관해 주셨다고 합니다. (그래서 내 본명도 스테파노라고)
어머니와 전국 각지에서 태어나 여러 가지 일을 하며 선종한 사제들의 묘비들을 하나하나 보고 얘기했습니다. 어머니의 기분이 한결 나아진 것 같아 기뻤어요.
여동생과 그녀가 서로 속에서 언제까지나 행복했으면 좋겠습니다.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오산로 154 천주교공원묘지 (최초입력_2021.10.04)